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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무라카미하루키) 독서 후기

1. 프롤로그

 저는 달리기를 시작한지 7년째입니다. 최근에 러닝크루에서 무라카미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라는 책을 추천해 주셔서 읽게 되었는데요. 내용이 너무 좋아 공유 드리고 싶어 후기를 남깁니다. (최근 몇 년 간 읽은 책 중에 가장 좋았습니다.)

 

 이 책을 서문에서 무라카미 하루키는 "달리기라는 행위를 축으로 하는 일종의 회고록"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달리기가 어떤 의미였을까'에 대한 하루키 스스로의 답변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자신의 사생활을 잘 공개하지 않는 작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하루키가 자신을 어떻게 단련했는지, 그리고 그의 개인적인 삶에 대해 알 수 있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꼭 한번 읽어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2. 내용

 

 책을 읽어 보면 하루키가 어떤 신념과 철학을 가지고 소설을 쓰고 있는지가 드러납니다. 

따라서 경영자는 명확한 자세와 철학 같은 것을 기치로 내걸고, 그것을 강한 인내심을 가지고 비바람을 견디며 유지해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그것이 내가 가게를 경영하면서 내가 몸소 체득한 것이다.

 

 20대 시절 하루키는 부인과 함께 재즈바를 운영했습니다. 이 때 하루키는 "열 명 중의 한 명이 단골이 되어 준다면 경영은 이루어진다."라는 것을 몸소 체득했습니다. 주인장의 가치와 철학에 공감하는 손님들이 반드시 있고 그런 사람들만 꾸준히 찾아오면 경영은 이루어집니다. 하루키는 좋아하는 것을 계속 했습니다. 아무도 권유하지 않았지만 본인이 글을 쓰고 싶어서 썼고, 달리고 싶어서 달렸다고했습니다. 내면의 동기에 의해서 최선을 다하고, 그래서 본인이 납득할 수 있는 결과를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나는 소설 쓰는 방법의 많은 것을 매일 아침 길 위를 달리면서 배웠다.

소설을 쓰는것도, 달리기도 모두 훈련입니다. 시간을 들여 구체적, 단속적으로 고통을 주면 비로소 몸은 그 메세지를 이해하고 그 운동량을 수행합니다. 소설 쓰기도 마찬가지 입니다. 매일 책상 앞에 앉아서 의식을 한곳에 집중하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매일 의식적으로 일하는게 중요하다는 걸 신체 시스템에 확실하게 기억 시켜 놓는 것입니다. 훈련은 소설쓰기와 달리기에만 해당되지 않습니다. 학업에서도, 일에서도 성취를 이루기 위해서는 자신을 훈련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인간의 정신은 육체적 특성에 좌우되는 것이 아닌가? 또는 그 반대로 정신의 특성이 육체의 형성에 작용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지 않으면 정신과 육체는 서로 밀접하게 영향을 주며 작용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사람에게는 천성적으로 '종합적 경향'같은 것이 있어서, 본인이 그것을 좋아하든, 좋아하지않든, 그것으로부터 도망친다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을까, 라는 정도이다. 
한계와 경향을 가진 나의 육체인 것이다. 얼굴이나 재능과 마찬가지로 마음에 들지 않는 데가 있어도 달리 어쩔 수 없기 때문에 그대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

 

사람에게 '몸'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게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육체가 생각보다 정신에 미치는 영향이 큽니다. 건강과 젊음의 정도에 따라, 어쩌면 외모에 따라서도 개인이 경험하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이 크게 차이가 납니다.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본 글인데 어떤 학자가 '몸'은 세상을 경험하는 '도구'라고 한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 글을 읽고 "아.. 나의 도구는 왜이렇게 썩어 빠졌나..."하고 느꼈었습니다.(체력이 몹시 안좋은 편입니다.^^;) 모든 것이 장비빨인 세상인데 누군가의 도구는 저렇게 성능이 좋은데, 나의 도구는 왜 이렇게 밖에 작동을 못하는 것인가. 하지만 하루키의 말대로 마음에 들지 않아도 그대로 나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비루한 도구라 할지라도 꾸준한 훈련을 통해 신체와 정신을 개선하는 수 밖에요^^;;

참.. 인생이 쉽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그녀들에게 뒤에서부터 추월을 당해도 별로 분하다는 기분이 들지 않는다. 그녀들에게는 그녀들에게 어울리는 페이스가 있고, 시간성이 있다. 그런것들은 전혀 다른 성질의 것이며,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하루키는 본인은 지는 것에 익숙하다고 말합니다. 세상에는 자신이 어쩔 수 없는 일들이 산더미처럼 있습니다. 질 수 밖에 없고, 한계가 있는 것이 인생인 것 같습니다. 잘난 사람들도 영원히 이길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니다. 어느만큼의 충족감을 가지고 42킬로를 완주 할 수 있는가. 얼마만큼 자기 자신을 즐길 수 있는가. 아마도 그것이 이제부터 큰 의미를 가져오게 되는 것이 아닌가. 
수치로 나타나지 않는 것을 나는 즐기며 평가해가게 될 것이다. 

기록에 한계가 있고, 경쟁에서 지더라도 달리기는 의미가 있습니다. 본인이 얼마나 만족하고  즐겁게 달리는냐입니다. 인생에 있어서 즐거움과 만족은 중요한 가치입니다. 어쩌면 경쟁에서 이기는 것 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경쟁에서 이긴다고 해서 즐겁고 만족을 얻을 수 있는것은 아니니까요. 이런 의미에서 하루키는 달리기가 인생의 메타포라고 한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3. 소감

 너무 재밌게 읽은 책이었습니다. 저는 런데이 어플로 7년째 달리기 중인데 원채 타고난 체력이 좋지 않고 바쁘면 쉬고 시간이 나면 달리고 이렇게 반복하기를 7년째, 이제 겨우 5키로를 쉬지 않고 달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5키로 이상 달리기는 저에게 너무 부담이었는데 이 책을 읽고나서 더 달려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습니다. 

  또, 한계를 받아들이는 일은 무척 초라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한계속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인생은 의미있습니다. 셰익스피어, 발자크가 위대한 대문호라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라카미하루키의 삶이 의미 없는 것은 아니니까요. 한계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은 언제나 의미 있는 일이고, 태어난 자의 자연스러운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설가의 언어가 얼마나 정확한지를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하루키가 본인에 관한 회고록인 만큼 품을 들여 썼다고 했는데 본인의 생각과 느끼는 바에 대한 감정을 이렇게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데에 대해 놀랐습니다. 정말 소설가의 언어는 과학자보다 정확했습니다. 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으로서 어떤 글이 잘 쓴 글인가에 대해 깊게 생각 해 볼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달리기를 하시는 분들, 무라카미하루키를 좋아하시는 분들, 읽어 보시길 강추 드립니다.^^

 

오늘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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